사상의학의 병을 치료하는 원리와 철학적 삶의 목표는?

사상의학의 병을 치료하는 원리와 철학적 삶의 목표는?

호현락선(好賢樂善), 지명락천(知命樂天)

한국의 가장 독창적인 의학은 사상의학이다. 이유는 무엇인가?

사상의학은 기존의 중국, 대만, 일본의 한의학과는 다르다는 이야기다. 사상의학은 동무東武 이제마李濟馬(1837-1900)선생이 처음으로 말하였다. 이제마 선생은 조선말기의 철학자이면서 의학자이다. 당시에는 한의학의 주된 이론이 음양오행의 도교적 사상이 한의사들 사이에 만연이 되어 있을 때, 유교적, 주역적인 관점으로 사람마다 체질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여 태양인, 소양인, 태음인, 소음인으로 나누었다. 그리고 각각의 체질마다 생리 병리 현상이 다르고 먹는 음식, 성격, 체형 등도 다르다고 주장을 하였다. 유학과 주역의 사심신물(事心身物)과 사상(四象)이라는 철학적 배경을 가지고 이야기한 것은 당시로써는 전혀 상상도 못했던 새로운 패러다임이었다.

이제마 선생은 자신의 사상의학 저서인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에서 각 체질의 장부의 대소가 달라지는 것은 인간의 애노희락(哀怒喜樂)이라는 심성(心性) 의하여 태양인은 폐대간소(肺大肝小)하고, 소양인이 비대신소(脾大腎小)하고, 태음인이 간대폐소(肝大肺小)하고, 소음인이 신대비소(腎大脾小)하다고 말하였다. 또 이제마 선생의 저서인 격치고(格致藁)에서는 이제마선생의 철학적 배경을 알 수 있다. 치료의학의 비중보다는 자신의 마음을 다스려야 된다는 인격완성(수양) 및 양생의학에 비중을 많이 두었으며 이를 생활 속에서 찾을 수 있도록 하였다. 즉 자신의 체질을 알아서 스스로 마음과 정신을 다스리고 음식을 주의하여 병이 나기 전에 미리 병을 예방하라는 백성을 생각하는 깊은 뜻이 담겨있다.

이제마선생의 병을 일으키는 것과 병을 치료하는 것은 무엇일까?

호현락선(好賢樂善),투현질능(妬賢嫉能)이라고 하였다. 동의수세보원의 “광제설”에 나오는 말이다. 투현질능(妬賢嫉能)은 어진사람을 시기하고 능력있는 사람을 질투하는 것이고, 호현락선(好賢樂善)은 어진사람을 좋아하고 선한사람을 즐거워함이다. 천하의 악(惡)은 투현질능(妬賢嫉能) 보다 더한 것이 없고, 천하의 선(善)은 호현락선(好賢樂善) 보다 더 큰 것은 없다. 투현질능(妬賢嫉能)이 아닌데 악(惡)이라고 한다면 악이라고 하여도 그리 크지 않은 것이고, 호현락선(好賢樂善)이 아닌데 선(善)이라고 한다면 선이라고 하여도 그리 크지 않은 것이다.

천하의 병에 걸리는 것은 모두 투현질능(妬賢嫉能)에서 나오고, 천하의 병을 치료하는 것은 모두 호현락선(好賢樂善)에서 나온다. 그러므로 투현질능(妬賢嫉能)은 천하의 가장 많은 병이 되고, 호현락선(好賢樂善)은 천하의 가장 큰 약(藥)이 된다고 하였다.

즉 이제마선생은 병을 일으키는 것은 현명한 사람을 시기하고 능력있는 사람을 질투하는 것이고, 병을 낫게 하는 것은 현명한사람을 좋아하고 착한사람을 즐거워하는 것이라고 강조를 하였다. 일상생활에서의 평소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제마선생의 철학적 삶의 목표는 무엇일까?

지명락천(知命樂天)이라고 하였다. 이제마선생의 유고초(遺稿抄)에서 말과 행동(言行)과 남과 자신(人己)의 선후의 순서를 제시하여 철학적 수행방법을 제시하였다. 마음을 바르게 하고 심성(性)을 기르면(存心養性)하면, 행동이 반드시 바르게 된다. 즉 말보다 행동을 먼저하며, 행동이 반드시 바르게 된다. 몸을 닦고 명(命)을 세우면(修身立命)하면 남들이 반드시 널리 구제가 된다. 즉 이익이 고르게 되어 자기보다 남을 앞세우게 되니 널리 남들이 구제된다.

이익과 이치가 정밀하면 도가 천하를 평화롭게 할 것이니, 이것이 지명(知命)이다.(精於利理, 道平天下, 道平天下 是謂知命), 욕심과 의로움을 한결같이 하면 덕이 한 몸을 닦을 것이니, 이것이 락천(樂天)이다. (一於欲義 德修一身, 德修一身 是謂樂天)

즉 말보다 행동을 먼저하고, 자신보다 남을 위하는 것을 통해서 지명락천(知命樂天)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을 궁극의 철학적 삶의 목표로 삼았다.

주역(周易)의 계사(繫辭)상(上) 제4장에서는 지(知)는 만물을 두루하고 도(道)는 천하를 건너니 고로 지나치지 않는다.(知周乎萬物而 道濟天下 故 不過). 곁으로 행해도 흐르지 아니하여 하늘을 즐기고 명을 아는 것이다. 그러므로 근심하지 않는다. (旁行而不流 樂天知命 故不憂), 즉 자신의 운명을 잘 알아서, 하늘이 나에게 주어진 운명을 즐겁게 여기며 살아간다(知命樂天)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이제마 선생은 병을 치료하는 것은 호현락선(好賢樂善), 즉 어진사람을 좋아하고 착한 것을 즐거워하는 것이라고 하였고, 철학적 삶의 목표는 지명락천(知命樂天), 자신의 운명을 알고 하늘의 운명을 즐기며, 말보다 행동을 먼저하고 자신보다 남을 구제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